재고가 매번 다시 어긋나는 이유와, 시스템을 사기 전에 할 일

주말에 나와 재고조사를 해도 다음 달이면 또 어긋납니다. 사람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적는 일에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구조여서입니다. 시스템을 알아보기 전에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세 단계를 정리했습니다.

전산에는 300개가 있다고 떠 있는데 창고를 다 뒤져도 200개뿐인 상황. 제조 현장을 수십 곳 다니면서 거의 모든 공장에서 같은 문제를 봤습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원인 찾기 — 지난 재고조사 자료에서 제일 자주 어긋난 품목 세 개를 거꾸로 따라갑니다.
  2. 구멍마다 종이 두기 — 물건이 새는 자리 바로 옆에 적을 곳을 만듭니다.
  3. 매일 빠짐없이 걷기 — 빈 종이까지 걷어야 그날 숫자를 믿을 수 있습니다.
  4. 시스템은 그 뒤 — 위 흐름이 몇 달 돌아간 다음입니다.

원인 찾기, 구멍마다 종이 두기, 매일 빠짐없이 걷기, 시스템은 그 뒤 순서로 정리한 4단계 도해

원인은 사람이 아니라 적는 데 드는 손입니다

숫자가 안 맞으면 대개 입력하지 않은 사람을 먼저 찾습니다. 전산을 제때 치라는 말로 끝나고, 주말에 모여 밤새 세어 숫자를 맞춰 놓습니다. 그런데 다음 달이면 또 어긋나 있습니다.

구매·자재 실무자가 쓴 글에도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내일 주말인데 자재팀 선임자가 출근하라고 하는데, 이유는 재고조사를 한다고."(재고조사, 회사 구석구석을 뒤져라!)

이 순환이 매달 반복되는 것이 문제의 실제 모습입니다.

숫자 어긋남 → 연락이 온다 → 주말 재고조사 → 숫자 맞춤, 그리고 다음 달 다시 어긋남으로 돌아오는 순환 도해

현장에서는 물건을 내보내는 일이 언제나 먼저입니다. 적는 일은 뒤로 밀립니다. 게다가 적는 자리가 일하는 자리에서 떨어져 있습니다. 물건을 옮기다 말고 사무실 컴퓨터까지 가야 하고, 가서도 화면 몇 개를 거쳐야 한 건이 들어갑니다.

바쁜 날일수록 기록이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재고가 빠져나갑니다. 앞의 글도 전산과 실물을 실시간으로 맞추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적으면서, 곧바로 "현업에서 업무에 쫓기다 보면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고 덧붙입니다.

  • 급하다고 샘플로 나간 물량
  • 깨져서 폐기했지만 어디에도 적히지 않은 물량

사람을 다그쳐서 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적는 데 드는 손이 줄어야 풀립니다.

1단계 — 지난 재고조사 자료로 구멍을 찾습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시스템을 알아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재고조사 자료를 다시 꺼내, 제일 자주 어긋나는 품목 세 개를 고릅니다. 그리고 그 숫자가 왜 틀어졌는지 거꾸로 따라갑니다.

공장마다 새는 구멍이 다릅니다. 그렇게 찾은 구멍을 목록으로 남깁니다.

2단계 — 구멍마다 종이를 한 장씩 둡니다

찾은 구멍마다 적을 곳을 만듭니다. 샘플이 나가는 자리에는 샘플 적는 종이, 폐기함 옆에는 버린 것을 적는 종이를 둡니다. 물건이 새는 바로 그 자리에 기록할 곳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준은 하나입니다. 현장에서 한 줄 적는 데 십 초를 넘기면 안 됩니다. 넘어가면 다시 밀립니다.

3단계 — 매일 정해진 시간에 걷습니다

적어 두기만 하고 종이가 사무실로 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빠짐없이 걷습니다.

빈 종이도 걷어야 합니다. 빈 종이가 올라오지 않으면 적지 않은 것인지 실제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 구분이 되어야 그날 숫자를 믿을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이 흐름이 몇 달 돌아간 뒤입니다

이 흐름 없이 시스템부터 도입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여러 번 봤습니다.

구축사는 현장에 와서 묻고 정리해 줍니다. 그러나 그 공장을 그 공장 사람만큼 알 수는 없습니다. 결국 구멍 몇 개가 시스템에도 그대로 남고, 숫자는 새 시스템에서도 맞지 않습니다. 맞지 않는 숫자는 아무도 믿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현장은 시스템 밖에 장부를 따로 만듭니다. 믿을 것이 필요하니 엑셀이든 종이든 다시 꺼냅니다. 수천만 원을 들인 시스템이 옆에서 켜져만 있게 됩니다.

반대로 몇 달 돌아간 종이들은 그대로 시스템의 설계도가 됩니다. 무엇을 어디서 적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순서가 필요 없는 공장도 있습니다

물건이 움직일 때마다 적는 것이 이미 몸에 밴 곳이 있습니다. 재고조사 때마다 숫자가 거의 맞는 공장입니다. 그런 곳은 종이 단계를 거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잘 도는 흐름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일이므로 바로 시스템을 들여도 됩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하나

지난 재고조사에서 제일 크게 어긋났던 품목 하나를 고릅니다. 그 숫자가 왜 틀어졌는지 거꾸로 따라가 봅니다. 구멍이 하나 보이면 그다음은 훨씬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