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은 목표를 넘겼고 불량률도 목표 안으로 들어왔는데, 두 달쯤 뒤부터 고객 반품이 늘기 시작하는 공장이 있습니다. 보고서는 계속 초록불인데 공장은 조용히 나빠지는 상태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세 줄입니다.
- 숫자에 목표를 걸고 그 숫자로 사람을 평가하는 순간, 사람은 일이 아니라 숫자를 좋게 만듭니다. 그 자리에 누구를 앉혀도 같습니다.
- 그렇게 밀어낸 비용은 사라지지 않고, 아무도 안 보는 숫자(두 달 뒤 반품, 옆 부서 운송비)로 옮겨 갑니다.
- 막는 방법은 지표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짝 숫자를 밀고 있는 숫자 바로 옆에 두고, 합계의 주인을 한 명 정하는 것입니다.
가동률만 밀었더니 두 달 뒤 반품이 늘어난 공장
가동률 하나에 목표를 걸면 현장은 라인을 세우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고, 그 대가는 두 달 뒤 반품으로 돌아옵니다. 해외 제조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공장 관리자의 경험담이 정확히 이 순서였습니다.
- 여섯 달 동안 가동률 하나만 밀었고, 지시는 "라인 세우지 말고 계속 돌려라" 하나였습니다.
- 원래 애매한 부품이 나오면 라인을 세우고 품질 담당을 불러야 합니다. 그런데 세우면 가동률이 깎입니다.
- 그래서 현장은 애매한 부품을 그냥 다음 공정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 보고서에는 불량이 줄어든 것으로 찍혔고, 부품이 출하된 지 두 달쯤 지나 고객 반품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일이 터지면 "현장이 요령을 피운다, 작업자 정신 상태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 꼭 나옵니다. 우리는 반대로 봅니다. 숫자에 목표를 걸고 그 숫자로 사람을 평가하는 구조가 먼저이고, 그때부터 사람은 일이 아니라 숫자를 좋게 만듭니다. 현장을 수십 곳 다니면서 업종이 달라도 같은 장면을 봤습니다.
밀어낸 비용은 어디로 가는가
밀어낸 비용은 사라지지 않고, 지표를 밀던 사람이 보지 않는 숫자로 옮겨 갑니다. 옮겨 가는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 시간 뒤로. 그냥 보낸 불량은 가동률 게시판에서 빠져나가 반품이라는 숫자로 옮겨 갑니다. 반품은 두 달이나 지나서 오기 때문에, 숫자를 밀던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 옆 부서로. 구매가 단가를 깎으려고 싼 업체로 바꾸면 그 업체가 납기를 못 맞추고, 운송팀이 비행기로 급하게 실어 나릅니다. 단가에서 아낀 돈이 옆 부서 운송비로 새 나가는데, 이 돈은 구매팀 장부에 찍히지 않습니다.
옆 부서로 옮겨 간 비용이 장부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는 아래 그림이 보여 줍니다. 구매팀 장부는 전부 초록인데, 항공 운송비는 장부 밖에 있습니다.

그래서 회의실 화면은 계속 초록불입니다. 각 부서의 숫자는 전부 달성인데 회사 전체 비용은 늘어나는 상태가 됩니다.
오늘 십 분이면 되는 일: 지름길 목록 적기
지표 왜곡을 막는 첫 단계는 돈 드는 일이 아니라, 우리 공장이 제일 밀고 있는 숫자 하나를 놓고 "이 숫자를 제일 쉽게 올리는 방법"을 적어 보는 것입니다.
- 지금 우리 공장이 제일 밀고 있는 숫자 하나를 고릅니다.
- "이 숫자, 어떻게 하면 제일 쉽게 올릴 수 있을까?"를 묻습니다.
- 떠오르는 지름길을 종이에 쭉 적습니다. 가동률이라면 "라인 안 세우기", "애매한 부품 그냥 보내기"가 바로 나옵니다.
거기 적힌 것이 곧 비용이 옮겨 갈 곳입니다. 적을 것이 술술 나온다면 그 숫자는 혼자 두면 안 됩니다.
있는 숫자를 밀고 있는 숫자 옆에 붙이기
지름길마다 그 대가를 받아 내는 숫자가 이미 하나씩 있습니다. 반품률, 재작업 시간, 운송비 같은 것들입니다. 이 숫자를 새로 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밀고 있는 숫자 바로 옆에 나란히 두는 것이 두 번째 단계입니다.
- 같은 게시판에 둡니다.
- 회의 첫 장에도 같이 올립니다.
앞의 공장도 이렇게 잡았다고 합니다. 반품 숫자를 가동률 옆에 붙이자, 지름길의 대가가 같은 화면에 찍혔습니다. 붙이고 나면 아래처럼 보입니다.

짝 숫자가 다른 부서에 있으면: 합계의 주인 정하기
짝이 되는 숫자가 다른 부서에 있을 때는 게시판 문제가 아니라 주인 문제입니다. 구매 게시판에 운송비를 붙여 보면 구매팀은 "그건 우리 숫자가 아니다"라고 합니다. 이때는 두 가지를 합니다.
- 구매 단가에 운송비까지 다 합친 숫자를 한 칸 만듭니다. 새로 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가고 있던 돈을 한 칸에 모으는 것뿐입니다.
- 그 합계의 주인을 한 명 정합니다. 공장장이든 사장이든, 합계를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두 부서에서 각각 나가던 돈이 한 칸으로 모이는 모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합계에 주인이 생기면 "내 숫자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이 방법이 맞지 않는 공장
아직 재는 숫자 자체가 없는 공장과, 계산법 자체가 이상한 공장은 이 글의 처방 대상이 아닙니다.
- 재는 숫자가 없는 공장은 지름길을 걱정할 단계가 아닙니다. 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계산법이 현실을 못 담는 경우는 따로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품 한 대를 검사했는데 고칠 데가 일곱 군데 나왔을 때, 고치면 되는 것인데도 그 한 대가 통째로 불량으로 잡혀 불량률이 100%로 찍히는 식입니다. 이것은 짝을 붙일 것이 아니라 계산법부터 고칠 문제입니다.
오늘 할 일
숫자는 좋아지는데 공장이 나빠진다면 사람을 의심하지 마세요. 비용이 아무도 안 보는 숫자 쪽으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제일 밀고 있는 숫자 하나를 놓고 지름길 목록을 적어 보세요. 적을 것이 술술 나온다면 그 숫자는 혼자 두면 안 됩니다. 옆에 짝을 붙여 주세요.